작품 해설
윤선 (1982 – 2020)
종이 인형의 꿈, 2020
산문과 사진
윤선님은 춘천 장애인 공동체의 리더로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 온 멤버 였습니다.
그녀는 작가이자 사회복지사였고, 모두가 간절히 그리워하는 우리의 소중한 친구입니다.
Hello 프로젝트에 보여주신 이윤선님의 열정과 헌신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사랑으로 가득한 윤선과의 추억을 그녀의 글과 사진으로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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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종이 인형의 꿈
한 아이가 태어나 이만큼 자랐습니다.
사랑으로 가득한 가정에서 첫 딸로 태어나서
예쁘고 맑은 아이로 잘 자랐습니다.
유난히도 말을 빨리 배워서 했던 그 아이는
세 살이 되던 해 고열로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고
그때부터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기억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혼자서는 걷질 못했습니다.
어린 시절엔 기적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 어느 날 잠에서 깨면
몸이 멀쩡해져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기적은 없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단 걸 깨닫게 되면서
그 아이는 의지로 이루어 낼 수 있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희망을 배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무엇이든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의연해지고
다시 웃는 법을 배웠습니다.
주어진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했고
잠시도 방황의 시간 같은 건
용납하지를 않았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행복한 시간도 참 많았습니다.
물론 때때로 시련이 찾아와
힘들고 아픈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통해 좀 더 성숙해지고
세상을 더욱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는 몸도 마음도
자랐습니다.
이제는 벌써 30대 후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갑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하루하루에 충실합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오늘이
누군가에겐 이루고 싶은
꿈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는 장애라는
무거운 짐 하나를 가지고 살지만
언젠가 내 마음 속의 꿈을 이루는 그날,
나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것을 믿습니다.